후기

영화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를 보고...

찹쌀동수육 2023. 10. 26. 13:19

대학교 대중문화 교양시간에 배웠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와 원령공주에 대한 이야기이다. 두 애니메이션은 일본이 전쟁을 겪고 근대의 과학기술문명이 계속된 발전과 확장으로만 유지되며 그러한 확장은 전쟁과 자연 파괴 문제가 발생한다는 부분을 보여준다. 결국 문명화나 근대화에는 자연 파괴 문제가 나타나는 점을 직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그러한 과정 속에서 전쟁은 필연적으로 발생하고 전쟁으로 발생하는 자연 파괴에 대한 반성을 보여주는 90년대 애니메이션과 비슷한 초반부를 보여줬다고 생각했다.


초반부는 전쟁의 간접적인 피해자인 주인공이 어머니를 잃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영화가 끝나고서 알게되었지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실제로 겪은 삶을 그린 일대기라고 생각하였으나 미야자키 하야오의 어머니는 전쟁 중에 죽지 않았다. 그러나 전쟁 중에 느낀 아픔을 어머니를 잃은 슬픔으로 보여줬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어머니를 잃는 슬픔은 실로 클 것임을 전쟁과 연관시켜 전쟁은 나쁘고, 아픔을 주었다고 이야기했다고 느꼈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정확한 연도가 나왔다. 1930년 경이였다. 한국은 그 기간에 어떤 힘든 점이 있었는지 본인 또한 할머니께 들었던 이야기들이 떠오르는 부분이였다. 그러나 영화 내에서는 상대적으로 그만큼 힘들거나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 점에서 우리와 다른 삶을 살았나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이 이세계로 떠나는 그 과정과 이세계에서의 몽환적인 장면들은 영화에 충분히 몰입되게 그려냈다고 생각한다. 지브리의 다른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현실에서 상상하기 힘들고 환상적인 경험을 이 영화를 통해서 경험했다.


영화가 진행되고 나서 마지막 즈음에 큰할아버지라고 부르는 외고조할아버지께서 만든 이세계의 탑을 이어서 사흘에 한번 쌓도록 하여라 라는 장면이 있었다. 문득 후계자를 구하는 장면을 보면서 최근에 돌아가신 할머니, 시간이 어느정도 지난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의 순간이 떠올랐다. 탑이라는 것과 이세계라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삶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부모세대 또는 그 윗세대로부터 주어진 가업에 맞춰 살아가야하는 삶을 이어서 영위할 것인가? 아니면 너만의 탑과 이세계를 만들어 살아갈 것인가?와 같은 질문을 던진다고 느꼈다. 본인도 엄청난 부와 가업이 존재하지 않기에 그것을 따를 것인가 또는 나의 삶을 만들어 나갈 것인가와 같은 고민은 없었다. 처음 이야기했던 9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의 이야기를 하는 수업에서 디지니의 가부장적 가족과 부모세대들을 실수를 하였다 우리는 그것을 극복해나가자는 지브리의 이야기가 상반된다는 부분이 떠올랐다. 내 삶도 중요하고 만들어 갈 수 있지만 이미 완성되었을지 모르는 할아버지의 이세계(돌탑)을 이어서 쌓아가는 것이 더 편할지 모르나 먹을 것이 없어 힘든 이세계를 사는 수많은 생명체들 등을 보았으니 자연스럽게 너희는 너희들의 삶을 새로 만들고 또는 고쳐가며 살아가라는 이야기로 받아드렸다.


문득 끝나갈 즈음에 주인공은 돌과 할머니 인형을 가지고 나와 이세계의 기억을 잠시나마 기억하지만 잊혀질 것이라고 이야기해주는 왜가리를 보았다. 나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영화가 끝났으니 영화를 다시 떠올릴만한 다양한 굿즈가 없고, 단순히 티켓 한장 정도의 작은 힘을 가진 영화의 한 부분을 가지고 너희의 인생을 다시 살아가라는 이야기를 해줬다고 생각했다.


영화가 재미없지 않다. 영화를 보면 그 사이에 멋진 장면들이 순식간에 지나갔고, 몰입했으며 끝나버렸다. 그 과정들에 존재하는 다양한 이야기들은 무슨 뜻일까, 어떤 떡밥이였을까와 같은 생각을 하다 중반부의 몽환적인 분위기와 장면들을 마주할 땐 잊혀지고 몰입하게 되었다. 처음엔 미야자키 하야오가 너희들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그 해답을 줄 것이라 생각하였는데, 그러한 삶에 답은 존재하지 않음을 이야기했다고 생각한다. 또한 감독이 그러한 교훈을 주는 영화를 제작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감상하고 본인이 무엇을 느꼈는지 기억하고, 훗날 티켓을 꺼내보거나 어디선가 왜가리 포스터를 보게된다면 다시 영화를 보며 느꼈던 경험을 떠올리며 나의 이세계를 구축해가며, 탑을 쌓아올리며, 삶을 살아가며 살면 된다.

스토리가 난해하다는 이야기가 많은 영화를 보여 느낀 나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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